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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눈이면 소리 없이 쌓일 수 있도록

정세일 2020. 6. 4. 06:30

 

사랑하는 나의 당신이여

당신의 그리움은 다시 안녕하신가요.

숲의 향기처럼

언제나 동산에서 말씀하시고

서늘할 때에

마음에 오솔길에 가는 빗소리와 새벽을

보내주시어

나뭇잎 속삭이는

실바람 같은 새싹들의 푸름에

꿈을 정결하게 씻어

바람의 생각일지라도

나무와 숲 그리고 그리움의 언덕에

별빛들의

어깨에 보랏빛 하늘을 보낼 수 있도록

꿈을 꾸는 시간이면

마음에 빛남과 때로는 어두움도

작게 하거나

어울릴 수 있도록

깨어있는 달빛으로 안개를 걷어내 봅니다.

사랑하는 당신이여

그래서 아름다운 날에요

밤하늘별들 사이에

걸어놓은

그리움의 처음 발걸음

이제 첫눈이 내리도록

함박눈과 싸락눈에게 마음을 허락하면

마음에 크기와

생각이 깊이에 따라

달빛의 중심에까지 소복소복 쌓이도록

징검다리를

무지개 손잡이를 기둥 옆에 만들어

마음에 쓸쓸함도

소낙비처럼 내릴 수 있도록

초승달의 기다림도 보내봅니다

당신의 마음으로

언제나 처음인 것처럼

첫눈이면 소리 없이 쌓일 수 있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