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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선화의 손톱에 물들일 있을 만큼만
정세일
2020. 5. 8. 00:49
꽃의 생각은 얼마나 어리석은가
바람이 오지 않아도
당신의 마음이
아직은 다리건너
언덕에 있을지라도
새들의 날개처럼
둥지에서 다듬어야할
어제의 숙제와 일기장을 남겨놓아도
혼자만의 용기와 생각으로
향기의 모양을 꺼내어
마음을 만드는 일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날이면
새벽의 천을 꺼내
경건함의 기도로 수를 놓아야 함은
가까이에서 천년이
아무런 생각 없이 지나고 있을지라도
당신의 꽃의 생각은
별빛 바램도 기다림도
봉선화의 손톱에 물들일 있을 만큼만
부끄러움도
뒤돌아서고 있는
혼자만의 생각만을 가지고 있는지
세찬 비바람이 찾아오고
꽃의 마음은 정돈되도록
분홍빛 바늘로
외로움을 잘라서
그리움의 시간이면 정교하도록
향기의 모양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당신의 눈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