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가을이 오기전 아련한 아름다움을 기다리는
고운 마음의 함정
개미들이 은빛의 출렁임이 덜하기 전
생각의 통로를 가져와
싸락눈이 만드는 고요함 속에
한 걸음씩 오고 있는
작은 첫눈의 시간은
처음 안개를 쌓아 손이 시리듯이 걸어갑니다
이렇게 하얀 눈이
별들의 생각 속에 내리는 곳에는
하나의 도화지 속에
하얀 입김으로 남아있는
안개꽃의 비밀이 있고
아름다움의 순간을 들키고 싶지 않은
순수의 처음 페이지
그 한 줄의 느낌을
그렇게 누구나 숨기고 싶은
마음의 소소한 일들
그래서 바람이 되어 멈추면
오래된 시계의
한편의 헌책방에 있는
마음의 시계를 되돌려
천사의 마음을 첫눈으로 실어오는
노래의 썰매를
산까치의 골목길을 달려가
싸락 싸락 가져오는 숲들의 노래가 있는
한 방울의 아침을 두 손에 살며시 가져옵니다
그렇게 하얀 눈이 되어
마음에 눈도 시리도록
꽃이라는 느낌을 절여놓은
시월의 장미꽃이
처음 고백을 위해
오늘 당신의 정원에
붉은색의 색종이를 곱게 접어놓아
꽃잎들이 마음을 다 태우도록
별빛의 난로를 숨겨놓은
미로 안에
나비의 가마터를 싸락눈의 장작을 쌓아
고운 마음에 첫눈이 내리는 풍경을 하나둘 만들어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