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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 지나온 곳에 이제야 단풍잎 가을이 노래가 되어

겨울이 지나온 곳에 이제야 단풍잎 가을이 노래가 되어

붉은 산여울을 돌아서 오는 곳으로 보낸

그리움의 오랜 떨림

누구에게나

아픔 안에 기다림이라는

아련한 분홍빛 손톱을 쓸 수 있는

마음 한 페이지가 말하는

작은 여백이 있어.

푸른 별들이 남겨놓은

초록색 칠판에는

꽃들의 수업이 시작되기 전

나팔꽃의 메모를 열어

하얀 나리꽃의

눈물방울이 그리움이라는

처음 사랑이라는 하나의 숙제를 기록합니다

그렇게 눈물 한 방울이

때로는 숲이 되고

나무들의 교실을 열어

반달에게 손풍금이 연주하는

가을의 꿈속으로 초대한

아늑함이 의자가 되어

반달의 앞마당에

별들의 행진이 이어지도록

나뭇잎이 되어 생각이 고운

하얀 느낌들

이제 별빛으로 그려놓은 아침에 가는

꽃의 시간만을

바람과 느낌으로 나누어

이렇게 달무리들이

서로의 앞을 비춰주는

그리움의 손전등을 켜서

찬란하게 빛나고 있는

밤하늘과 나비들의

처음 소풍 길에 은빛 설렘으로 가득 채웁니다.

그러나 아직은 여린 날개로

작은 숲을 보듬어야 하는

풍뎅이의 고된 일

뜨거운 심장이 데워지도록

강한날개를 쉼없이 바람으로 돌려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