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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마음이 봄입니다 ( 유성장에 보이는 봄의 모습들)




오늘은 일상적이 이야기를 쓰려고 합니다.

언젠가 유성장날을 주제로 쌌던 글이 어렴풋이 생각납니다.

몇 년 전 그렇게 기억을 더듬으면

그때는 조금 겨울이 지난 시간이었나 봅니다.

유성 장에 특징인 농협중앙회 담에 기대어 호떡을 파시는

할머니를 중심으로 ( 3개 천원으로 기억됨)

옹기종이 모여 있는

찐 빵집과 만두집

, 골목에 가득 차는 그 따듯함

김이 호호 나는 정겨움

고소하고 달콤한 팥의 가지런한 모습

인삼을 안주로 파는 막걸리집

누구나 지나치지 않고 마셔보고 싶은

그 진한 냄세!

사람들의 왁자지껄한

이야기를 주고받는

조금은 싸우면서

말소리가 높은

텁텁하고 막힐 것만 같아도

그렇게 살아온 모습들이 어쩌면 우리의 모습이었는지 모릅니다.

농약을 파는 상점들이 우르르

은행나무가 서있는 좁은 길 겨우 2차로인데도

참깨와 들깨를 볶아서

기름을 짜주는 집들은 50년 가까이 된 오랜 전통을 이어가고

인심 또한 넉넉함을 자랑합니다.

고추를 빻아주고 고추씨 기름과 고추씨를 따로 팔기도 하지요

골목길을 길게 지나면

100년 전통의 유성관광호텔의 대중탕에 야외 탕에 세워진

대나무들이

독야청청 그 푸름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잘 정비된 하천 길을 따라서 열심히 운동하는 사람들

때론 그렇게 일이 아닌 운동을

땀 흘려야 하는 일상처럼 되어버린

또 다른 모습의 풍경

그렇게 유성 장을 느리지도 않으면서

지갑을 열어 무엇을 사고 싶은 욕망이 생기게 합니다.

낫과 괭이 그리고 잘 다듬어진 생각의 정돈도

손으로 돌리는 난쟁이 재봉틀이

오랜 손때를 자랑하고

이제는 봄이요 하고 유혹하는

온갖 식물들이 포트 안에 저마다의 봄을

담아내고 있습니다.

상추 고추 가지 호박

그 흔함과 식물의 소중함을

만원 혹은 만 이천 원 으로 포장된 모종판을

여기저기에 쌓아두고 판매합니다.

열 개 이상의 점포들이 서있는

농약방의 앞에는

아예 인도를 점령하고

사람들은 신기하게도

잘빠져나가 분주해 보이지만

어깨를 부딪치지도 않습니다.

싱싱해 보이도록 물을 뿌리주고

그늘 막을 만들어

시들지 않도록 손끝을 부지런히 놀립니다.

그렇게 공평하게 찾아온

아 그래서 봄입니다.

사람들이 오가는 길에 발걸음이 남지 않아도

무언가 마음을 정돈하고 다시

일깨워야할 봄입니다.

살아있는 봄

그래서 사람을 만나러 유성 장에 갑니다

쑥을 다듬는 할머니의 손길

낮은 의자에서

술떡을 서로 나누어 먹는 모습

예전에 밭을 일구시던 할머니의 모습을 닮았습니다.

나이가 들면

공평하게 비슷해지는 모습

그러 살아온 모습이 그 울타리 안이어서

서로의 얼굴이 비슷하게 닮아갑니다

주름이나

생각이나

먹는 것이나 자식들 자랑과 손자 자랑도

그래서 그러저러

일어버린 소낙비 같은 시절을 지나도

이슬비 내리는

골목길처럼 우산도 없이 유성 장을 가봅니다

추억도 다듬고

마음에 기다림도 사올 수 있도록

당신이 기다리는

봄이 유성 장에서

추억과 낭만을 가지고 있음을 아직도 알려주고 싶어 뒷걸음을 잰채 걸어갑니다

당신이 봄에요

당신이 봄의 시작이에요

꽃들은 말합니다

다양하지 않지만 서로의 모습에서

자신의 꽃임을 알고있는

길가에 포트안에 들어있는 봄들이 다시 당신에게 말합니다

작은 일상들의 이렇게 소중함을

오직 당신이 생각하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