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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물이 되어 흑백의 사진 속에 있어야 함을




사랑하는 나의 당신이여

당신의 그리움은 다시 안녕하신가요.

별빛처럼 온몸을 다 태워 재만 남은

나뭇잎

도란거리는 가을날의 숲의 속성

바람과 나무와

그리고 한 장 두 장

소리 없이 쌓이고 싶어 하는

낙엽들의 음반에서

이제 당신을 위해 준비한

별과 햇살과

아침과 이슬비의 관계를 살펴봅니다.

고요하고 소리 없는

보석 같은 투명함

깨어지지 않는 동그라미를 모을 수 있으면

별빛처럼 온몸을 다 보이도록

숨소리도 고요하게

깃털로 작은 둥지 만들어

사방으로 난

안개의 문을 두드림으로 만들어 봅니다.

사랑하는 당신이여

그래서 아름다운 날에요

별빛이 창고에서 찾아낸

오래된 흑백사진

당신의 모습

꽃들의 외투를 빌려 입고 혼자 가을인양

걸어가는

비 오는 날에 풍경화 속으로

두 손에는

강물을 칠할 수 있는

노란색과 푸른색을

강물이 멈추어 있는 곳에서

꿈과 낭만을 가려내어

조약돌처럼

빛나는 아침을 곱게 칠할 수 있도록

주머니에 소중하게

꽃들의 가슴을 살며시 넣어 가져옵니다.

당신의 별빛이 되면

기다림도

강물이 되어 흑백의 사진 속에 있어야 함을 알게 된 날에